⋅ 제작년도 : 2006년
⋅ 규격(cm) : 175×58×90
⋅ 재료 및 재질 : 색유약, 조형토
⋅ 취득방법 : 기증
⋅ 소장년도 : 2019년
새로움을 찾아 도움닫기하는 웅크린 군상들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수많은 생각 속에서 움직임을 잠시 멈추고 '얼음땡'을 하고, 날개를 펼치기 위한 순간의 몸짓들이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여 제스처(gesture)를 전이시킨다.
작가의 작품은 실제 하지 않는 상상의 공간이다. 따라서 시점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작가의 작품은 감성적이기보다는 이성적이다. 소재도 단순한듯하지만 복잡하고, 무덤덤해 보이지만 스토리가 숨어져 있다. 작품의 첫인상은 아름답다거나 예쁘다는 느낌보다는 인체 공학적으로 계산되고, 건축적으로 공간을 만든 느낌을 갖게 한다. 작업 방식은 위생변기 위에 사람의 형상이 허물을 벗어 놓은 모형을 하고 있다. 딱딱해 보일 수도 있지만 담백하면서도 강한 색채의 숫자를 강조함으로 시선을 불러온다.
회생의 능력과 불변수와 관련 있는 아홉의 변기와 형상 D-Day를 상징하는 숫자가 사유하게 한다. 투명 아크릴을 사용하여 간결하면서도 긴장감과 시각적 안정감을 주며 다른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자연스럽고 투명하게 내려온 선들은 안과 밖의 경계를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연결고리가 되기도 한다. 뫼비우스의 기하학처럼 평면과 곡면 상에서 반전(反轉)과 운동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선과 선이 서로 연결되어 또 다른 선의 시작으로 보이기도 한다. 뫼비우스의 띠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안과 밖의 구별이 없다는 점이다. 안쪽으로 파고들라치면 다시 바깥 면이 튀어나온다. 띠 중심선을 가위로 자르면 삶과 죽음이 앞뒷면처럼 서로 분리되고 단절된 완전히 다른 세계의 상태가 된다. 죽음과 생명을 하나로 잇고 신체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시켜주는 힘을 가진 물질로 배설물을 상징하고 있다.
프랑스 사상가 롤랑바르트( Roland Barthes)가 '신화‘들이라는 이름으로 문화 속에 스며들어있는 많은 아이콘들을 재해석했을 때 우리는 지금까지 그대로 받아 들여왔는지 생각해보았다. 문화를 여과 없이 소비했지만 화장실은 거리감 있는 장소였다.
서구문화의 합리주의적 사고방식은 안방 안에 꾸며놓은 그들의 화장실을 어떤 공간으로 생각할까? 산 중턱에 돌 두 개를 놓고 그 위에 앉아 이 모든 자연이 나의 화장실이라고 하는 중국인이나 한국의 중앙암처럼 자연석을 이용하여 다음 해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해우소도 있는 반면 변기 위에 턱을 괴고 사색하는 로댕의 모습 속 유럽인이나 분명한 것은 그 누구든지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간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사용하는 여러 성향의 사람들이 그곳에 앉아 수많은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무엇을 하든 그것은 그 사람의 개인적인 문제이겠지만 유쾌한 발상의 전환은 감춰왔던 변기 같은 위생도기를 가지고 조형예술로 재탄생시켜 특별한 가치를 부여했다. 1917년 '샘'(Fountain)이란 이름으로 프랑스작가 뒤샹의 작품이 다르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고유의미를 분리시키고 본질적으로 사유의 공간, 쉼의 공간 등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순수예술과 산업과의 만남으로 완성된 무한 상상의 작품세계이다. 자유로운 매체의 전환이 이뤄져도 작가의 고유성이 잘 드러난다. 작가가 추구하는 반복적이고 단순한 마감의 조형은 더 높은 순수성을 획득하게 한다.
도전정신이 강한 작가는 어떤 재료이든지 소통을 통해 표현하고 완벽한 공간을 위해 공간이나 나를 둘러싼 영역에서 기억과 상상력으로 축소와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인간의 생리적인 배설의 욕구 해소 공간을 통해 교감과 또 다른 순환을 가져오고, 씻고 버림의 일차원적 의미 이상의 삶의 정신세계를 담아냄으로써 삶과 죽음의 순환과정을 보여준다. 무(無)에서 시작하여 유한한 전생을 거쳐 무(無)로 회귀하는 자연의 질서를 보여준다.
불교에서는 生死一如 (삶과 죽음은 하나)라고 삶과 죽음은 다른 것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는 따로 구분할 수 없는 연속선상에 있다고 본다. 곽이랑 작가의 경우도 삶과 죽음의 순환 이야기를 다룬다. 젊은 작가이지만 삶과 죽음을 둘러싼 현상과 관계를 영상과 설치작업으로 표현하여 무겁지 않게 '위로 의식'을 선보이고 있다. '삶과 죽음 죽음과 삶' 이란 샤클린 뒤르뮐러 책에서도 죽어가는 한 여성의 꿈을 다루고 있다. 고대 사상가 소크라테스도 "철학은 죽음의 연습이다"라고 표현했다. 종교, 문학, 철학, 예술 모든 분야가 삶과 죽음이 연결되어 끝없이 순환한다고 말하고 있다.
초시대라고 말하는 지금, 누군가는 자동차가 날아다녔으면 하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예술ㆍ문화ㆍ산업 모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를 꿈꾼다. 속담에 '고인물이 썩는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획일화되고 현실에 안주하며 주어진 것들에 익숙해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펼쳐진 변기와 인간의 형상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다시 되돌아보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나를 찾아 흘러가야 할 것이다.
- 작품리뷰 by 김진숙, 임경숙
※ 상기 텍스트는 제5차 비평연구모임 결과물로 작성되었습니다.
E. 로가나딴(E. Logananthan / 인도)
교육
2018 ADFA Kala Bhavan, Shantiniketan, Visva-Bharati University
2015 Dipolma in Fine Arts Rukmini Devi College Of Fine Arts, Kalakshetra Foundation
단체전
2019 《Kalanubhava》 Lalit Kala Akademi, 첸나이, 인도
2018 《TREE OF PLENTY》 인도 세라믹 트리엔날레 전시회, Samavai Art Gallery, 자이푸르, 인도
《PIOSION》 인도 콜카타 인도문화교류위원회(ICCR) 전시회
외 다수
수상 및 전시 경력
2018 South Zone Gold Medal Award 세라믹 부문 수상, Prafulla Dahankar Art Foundation, 뭄바이, 인도
2018 Tamilnadu Oviya Nunkalai State Award, Kalai Panbattu Thurai, 첸나이, 인도
연수 및 레지던시
2019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 ‘영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김해, 한국
2017 자발푸르 아트앤 뮤직 페스티발 "Raku Camp"
2015 "EARTH MATTERS II 인도-한국 국제도자캠프" 보조 참여 작가, Kalakshetra Foundation, Lalit Kala Akademi, Inko Center
2012 "EARTH MATTERS I 인도-한국 국제도자캠프" 보조 참여 작가, Kalakshetra Foundation
2010 인도 국내 작가들을 위한 프로그램 "Regional Ceramic Camp", Kalakshetra Foundation
워크숍
2018 "Traditional Terracotta, Pudhukottai Style", 인도 타밀나두 주,
아이야나르 신상 수제작 프로젝트 보조 참여 작가 및 작업 기록 담당, Kalakshetra Foundation
"Crystal Glaze and Raku Workshop", Kala Bhavan ,인도 샨티니케탄 장학금 수여
2012-15 학생 장학금 Rukmani Devi Collage of Fine Art, Kalakshera Foundation, 첸나이,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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