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연도 : 2011년
⦁ 규격(cm) : 180×33×30cm
⦁ 재료 및 재질 : terra cotta
⦁ 출품전시 : 테라코타, 원시적 미래
⦁ 취득방법 : 기증
⦁ 소장년도 : 2011년
한애규 (Hahn Aikyu)
작가 한애규는 1953년 서울 출생으로 1977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과, 1980년 동대학원에서 도예전공. 1986년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졸업하였다. 현재까지 총 24회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을 통해서 작품세계를 선보여 왔다.
주요 단체전은 “토요일展”(금산갤러리, 2015 / 동산방화랑, 2016 / 아트사이드갤러리, 2017),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이천세라믹창조센터, 2013), “우리들의 이야기”(두원아트센터, 2013), “서촌, 땅속에서 만나다”(아트사이드 갤러리, 2012), “모성(母性) : 한국미술 속의 어머니”(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2012), “테라코타, 원시적 미래”(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2011), “흙, 그 물질적 상상력 테라코나”(김종영 미술관, 2007) 등에 참여하였다. 작품의 주요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고려대학교 박물관, 대전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청, 서울역사박물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이우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일민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등이 있다.
사후에도 전하고픈 츤데레1) 선인들의 마음
한애규 작가의 <기둥>은 숨은그림찾기처럼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 흥미롭다. 사람의 키를 상회하는 높이이지만 제각각의 길이가 상이하고, 전통사회의 복제를 나타내는 모자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바지의 모습 또한 주름바지를 입은 경우와 민무늬 바지를 입은 경우로 나뉜다. 얼굴의 모습은 무표정을 넘어서 근엄하고 진지하기까지 하다. 두 손에는 삽, 죽창, 빗자루, 농기구, 칠지도, 봉황이 들려있다. 이들 모두 수렵과 채집, 그리고 농사가 행해진 전통사회에 선인들이 사용했을 법한 도구들이다. 이러한 생계수단을 손에 잡고 공손하게 모은 모습에서 자신의 삶을 진중하게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은 ‘흙’을 뜻하는 ‘테라’와 ‘굽다’를 의미하는 ‘코타’가 합성된 용어인 ‘테라코타’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내부적으로 작품은 흙을 재료로 사용해 동일한 색을 보유하고 있지만, 외부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형태는 서로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다른 외모를 발견해 내는 것이야말로 관람객으로 하여금 작품 감상의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한 요소이다.
작품은 1000℃ 내외의 가마에 소성되어 탄생했다. 부드럽고 따뜻한 성질의 흙 알갱이들이 모여서 딱딱하고 차가운 큰 결집체로써의 기둥으로 재탄생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수천 년 전에 이 땅 위를 살다간 인간이 이제는 자연의 일부인 흙이 되어 소성이라는 나름의 ‘재사회화’를 거치고 작품으로 환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사후에도 인간으로서 사회적인 제 역할을 다하려고 하는 듯도 하여 경이롭기까지 하다. 도리어 작품을 감상하는 살아있는 자로 하여금 각자 도구를 부여잡은 손을 보여주며 제 역할을 잘 수행해내야 함을 훈수하는 듯도 하다. 더불어 자기 자신의 삶의 무게중심을 기둥처럼 세우고 묵묵히 잘 살아내기를, 차갑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하며 위로를 한 아름 안겨준다.2)
- 작품리뷰 by 허동규
1) 차가운 모습과 따뜻한 모습이 공존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 <2014년 신어(新語) 조사 보고서>, 국립국어원, 2014.
2) 한애규, 『여행이란 이름의 사색의 시간』, 일빛, 2015, pp.7~241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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